모먼트의 제품 렌탈 사용후기 게시판입니다. 사용후기를 올려주세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thamssist 2019-11-21 16:36:25

하나. '여는 글'


  나는 장비충이다. 틈만 나면 배드민턴 용품을 검색한다. 부족한 실력을 다른 부분에서 보상 받고 싶은 마음일까.

  여러 배드민턴 커뮤니티와 유명 오픈 마켓들은 즐찾 되어 있다. 물론 모먼트몰도 그 중 하나.

  무료 렌탈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안 뒤로 꽤나 자주 들락거렸던 것 같다.

  늘 [예약마감]만 보였기에  '실제로 누가 빌려가기는 하는 건가?', '이벤트성 렌탈이 끝난건가?'와 같은 의구심이 들 무렵,

  [예약마감]이 사라졌다. 지체 없이 렌탈을 신청했다. 라켓에 대한 사전 정보는 없었다.

  아스트록스라는 이름을 커뮤니티에서 본 것 같아 검색해보니

  "고수용 라켓이다. 입문자에게는 무리.", "지나치게 뻣뻣하여 어깨 나가기 십상."과 같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삼십대 초반, 구력은 2년. 178에 66. 또래 남자들과 팔씨름 해서 이긴 경우 별로 없음.

  코트 위에서 펄떡이는 한낱 멸치에 불과한 나에게 88D의 스펙과 후기들은 부담스러웠다.

  그나마 4U를 신청한 스스로를 다독이면 라켓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둘. '포장 뜯기'


  어느 날 ,현관문 앞에 아래와 같은 상자가 놓여있었다.

 


  생각보다 정갈한 포장이었다. 기쁜 마음에 양말도 벗지 않은 채 포장을 뜯어 제꼈고 안에는 아래와 같은 물건이 들어있었다.



  머리가 무거운 녀석이었다. 지금껏 사용했던 어떤 채보다도 묵직했다. 군데군데 까짐이 있었지만 짱짱한 느낌이 남아있었다.

  거트는 물렁한 편이었고 그립에는 뽕이 없었다. 그래서...



  그립을 교체했다. 이상하게 다른 사람 라켓에 그립을 감거나 대충대충 그립을 감을 때 평소보다 더 예쁘게 감아진다.

  마디마디 심혈을 기울여 감을 때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뽕, 뮬러 모두 알맞게 세팅되었다.


셋. '스펙'


   이상은 아스트록스88D 4U5의 스펙이다. 이시국, 킹시국, 지금과 같은 시국이지만 모먼트의 기술력만은 무시할 수 없다.

  선진기술이 집약된 느낌이다. 나노메트릭은 배드민턴 라켓에 알맞은 소재라고 들은 적이 있다.

  4U임에도 불구하고 83g 보다 무거운 느낌이다. 소드12는 그렇다 치더라도 듀오라7(3U) 보다도 묵직한 느낌이었다.

  물론 손저울의 결과이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모먼트 라켓은 뻣뻣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런 모먼트에서 Stiff라고 적었으면 말 다한거다.

  이 라켓은 흡사 막대기 같다.

  초보자들에게 권하지 않는 라켓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본다.

  적정 장력의 범위는 넓은 편이고 10mm가 길어졌다고 하지만 체감할 정도는 아니었다.

  디자인, 도색 모두 나무랄 데 없이 훌륭하며 화려한 라켓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안성맞춤인 물건이다.


넷. '사용기'


    2주 동안 9회 가랑 사용했다. 렌탈 기간 동안 뽕을 뽑으리라 마음 먹었다. 레슨, 난타, 게임을 가리지 않고 집어들었다.

  솔직한 소감을 그날그날 메모했고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머리는 무겁다.

  - 의외로 오버헤드 스윙이 버겁지는 않다.

  - 오래치면 수비할 때 반응 속도가 늦어진다.

  - 초반에 컨트롤이 평소보다 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 스매시 스윙 시, 정타로 맞았을 때의 소리와 손맛은 굉장하다.

  -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는 어깨에 무리가 가는 느낌이었다.

  - 코치님께서 "콕이 날리지 않고 묵직해졌다."고 말씀하였다.

  - 파트너에세 "공격이 시원하다."는 말을 들었다.

  - 3일 연속 친 적이 있었는데 부담스러웠다.

  - 나보다 피지컬(또는 구력)이 우수한 사람일수록 써보고 만족스러워했다.

  - '소문보다는 다루기 어렵지 않은데?'에서 '역시 고급자용이다.'로 마음이 바뀌었다.

  - 디자인이 멋지다. Dominate라 불릴만하다.



다섯. '닫는 글'


   처음엔 모먼트에서 왜 렌탈 서비스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현관문 앞에 놓여있는 라켓을 신나게 사용하고 다시 현관문 앞에 놓아두면 알아서 찾아간다.

  마치 마법같다. 심지어 공짜다.

  반납할 무렵, 내 생각이 짧았음을 깨달았다. 모먼트는 자선 사업가가 아니라 자신이 있었던 거다.

  한번 쥐고 나면 놓기 싫어질 것이라는 자신감.

  아스트록스88D에서는 화려함과 당당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먹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약속한 금요일에 문 앞에 내놓았는데 주말이 지나도록 그자리에 있었다. '혹시..... 설마.....' 하는 마음이 들었다.

  월요일엔 여지 없이 가져가고 없었다.

  다수의 사진을 동반한 양질의 후기로 88D를 쟁취하고 싶었는데 게으름과 부족한 글솜씨로 인해 이런 후기가 탄생하고 말았다.

  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스트록스88D는 묵직하고 완성도 높으며 임자를 만난다면 경기를 왕처럼 지배할 수 있는 라켓이다.

  부족한 손에 들려있던 고오급 라켓은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드문 경험을 하게해준 모먼트 측에 고맙다는 말을 남기며 이만 갈무리한다.